거리
소녀는 언제나 거리를 지켰다. 가까운 사람에게도 예의를 지켰고 먼 사람에게도 다정했다. 누구에게나 다정한 소녀는 반대로 누구에게나 거리를 두었다. 우리가 소녀에게 가까워졌다고 생각한 거리는, 소녀에게 있어 너무나도 먼 거리였다. 한 발자국씩 앞으로 내디디면 소녀는 언제나 웃으며 뒷걸음질했다. 소녀는, 누구에게나 정을 주는 소녀는, 많은 이들에게 웃으면서도 정작 스스로에게 웃어주지 못했다. 자기 자신에게조차 거리를 두는 소녀가, 우린 너무나도 가엾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