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메모

아무리 회귀하여도 인간을 사랑하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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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잠 5시간 넘게 자고 꾼 꿈

: 회귀 n천번 하고 냉글 돌아버렸지만 여전히 인간을 사랑하고 아껴서 온갖 재해로부터 인간을 구해주고 결국엔 신으로서 모셔지게 된 인외가 되다

 

회귀를 n천번 한 이유: 모름. 잊어버림.

 

회귀의 이점: 있...나? 애초에 그 세계 최강자인데 회귀해서 미래 지식을 얻어봐야......

 

인간을 사랑하는 이유: 모름. 잊어버림... 얼핏 기억나는 건 아주 오래전, 대단히 다정한 인간 남성이 나를 섬겼다는 것뿐임...... 매일 ■■님 하며 인간 사회를 안내해줬던 인간...... 그 남성이 죽은 뒤에 더욱 인간들에게 관심을 가진 듯.

 

그 인간 남성을 만난 시기: 영생을 사는 인외에게도 '꽤 오래된 듯한' 과거. 그런데 실제로 오래 전인지는 모름. 회귀를 n천번 하다보니 그 인간과 함께한 기억이 희미해져서 오래 되었다고 느끼는 것일수도... 회귀 시점은 항상 달라지지만, 언제나 그 인간이 죽고 꽤 지난 시점으로만 돌아갔으니까......🫠

 

...어? 잠깐만. 그 남자 인간이 맞나?

 

꿈속의 나는 그 남자를 인간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하니 이상한 점이 한두 개가 아님. 인간이 어떻게 나를 찾아올 수 있었지? 내가 알려주기 전까지는 마법의 존재조차 모르던 인간들이었는데, 그 남자는 어떻게 마법을 사용한 거지? 애초에 그 남자는 나를 어떻게 알고 있던 거지?

 

그리고 그 남자가 죽었다고 확신한 것도 이상함. 죽은 것을 본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그 남자가 죽을 나이였던 것도 아님. 그냥 어느 순간 흔적도 없이 사라졌을 뿐인데, 나는 왜 그 남자가 죽었다고 생각한 거지? 왜 인간들에게 애정을 갖게 된 거지?

 

그리고 왜 회귀는 항상 그 남자가 죽고 시간이 지난 시점으로 돌아가는 거지? 그 남자가 살아있을 적으로는 왜 돌아가지 않는 거지? 애초에 내가 그 남자를 만난 게 맞나? 내 기억이 전부 다 잘못 되었을 가능성은?

 

지금 온갖 생각이 들기 시작함... 대충 요약하자면

 

1. 사실 그 남자는 인간이 아니었다

- 인간이 마법을 모르던 시기에 나를 만나러 왔다는 건 '마법을 다룰 줄 아는 인외'였을 가능성이 높음. 마법을 다룰 줄 아는 인간이었을 가능성? 그런 건 존재하지 않음. 그 시대에 마법은 인간의 것이 아니었음.

 

2. 그 남자는 신이었을지도 모른다

- 그 남자에겐 분명 자손이 없었음. 일가친척도 없었던 걸로 기억함. 그런데 어째서 남자가 죽은 이후 새로 생겨난 왕국의 왕족들은 남자를 닮아있지? 그리고 그 왕국은 왜 유일하게 신을 섬기지 않지?

- 그 시대의 모든 나라는 신을 섬기고 있었음. 그게 실존하는지, 실존하지 않는지는 중요치 않음. 중요한 건 '모두가 섬기는 신이 있었다'는 거임.

- 그런데 그 남자를 닮은 왕족이 있는 나라만... 신을 안 섬긴다...? 아무리 봐도 뭔가 있잖아. 신을 섬기지 않는 게 역설적으로 그 남자가 신이었을 가능성을 말해줌.

- 신을 믿지 않는 왕국, 그 남자를 닮은 왕족들. 그리고 그 남자가 죽은 시점과 왕국이 만들어진 시기까지. 우연이라기엔 너무 공교롭게 맞물려 있음.

 

3. 그 남자가 미래의 존재였을 가능성

- 이건 젤 나중에 떠오른 가정인데... 왕족들이 그 남자를 닮은 게 아니라, 그 남자가 그 왕족들을 닮았던 거라면? 먼 미래에 태어날 왕족이었다면?

- 만약 그렇다면, 그 남자가 마법을 다룰 줄 아는 인간이어도 이상하지 않음. 나는 인간들에게 마법을 알려주었고, 인간들은 생각할 줄 아는 생물이니, 먼 미래에는 그 정도 실력을 가진 인간이 존재할 수도 있음.

- 하지만 나조차도 시간에 관한 마법은 사용하지 못하는데, 미래에서 과거로 가는 마법을 인간이 사용할 수가 있나?

- 그 인간이 우연한 계기로 과거에 와버린 거라면? 내가 n천번 회귀를 한 것처럼, 그 남자도 알 수 없는 이유로 과거에 떨어진 거라면?

- 그 남자가 죽은 게 아니라 미래로 되돌아갔을 뿐이라면?

- 그 남자가 나를 섬기고 다정히 굴었던 게, 미래의 내가 그 왕국의 신으로서 자리잡게 된 거랑 관련 있다면? 어쩌면 그 남자는 처음부터 나를 신으로 인식했을지도 모른다?

 

여기까지 생각하고 슬퍼져버림... 나는 그 남자가 나를 섬기고 따른 게 '나 자체'를 보고 한 행동인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나를 신으로서 인식했기에' 섬긴 거라면... 나를 본 게 아니라 본인 나라의 신을 본 거라면...... 그 남자를 좋아하고 그리워한 내가 뭐가 되냐고...... 그 남자를 닮았다는 이유로 그 왕족들을 돕기 위해 인간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내가 뭐가 되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