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기어린 검붉음의 점령 게임
나는 어떤 단체의 대표였고, 그 시기는 단체끼리 대전하는 시기였음. 대표들이 서로 전략적으로 다른 단체의 땅을 점령하는 게임을 하는 시기. 그 시기에 점령한 땅은 이후의 게임에서 뺏길 때까지 유지돼서, 대표들은 거의 사활을 걸었음.
나는 검붉은 색 단체의 대표였는데, 이 단체는 다소... 광기어린 집단이었음. 모두가 대표를 신처럼 여긴다 해야 하나. 가끔 투덜거리면서 반항하는 애는 있지만, 진심으로 반항한다기보단 장난치는 것에 가까웠음. 가볍게 신에게 한탄하는 그런 느낌의 반항 같기도 하고?
암튼 점령게임을 하는 시기에는 일상생활을 하다가도 누군가가 침략해올 수 있으므로 사방을 경계해야 했음. 타단체의 인물이 보이면 곧바로 모두가 경계태세에 들어갈 정도였음. 검붉은 단체는 공수 모두 단단한 편이었지만, 대표의 지시가 없으면 다소 오합지졸처럼 행동하는 단점이 있었음.
그걸 고치려고 여러 단장들도 세우고 훈련도 빡세게 시켰지만, 단장들 중 일부는 대표의 지시 없이 움직이지 않으려 해서... 완전히 자율적인 판단으로 움직이지 못함은 똑같았음. 그 때문에 몇 번 위기에 처함.
대표가 밖에 나가서 단신으로 땅을 점령하고 돌아오면, 본진 근처의 땅이 침략당할 위기에 처해있기도 했고... 잠깐 남의 땅에서 정보 얻어오려고 나가면, 그 사이에 타단체가 일으킨 자연재해 때문에 인명피해가 날 뻔하기도 했음...... 그런데도 그 누구도 대표의 앞길을 막진 않더라.
대표가 하는 행동은 결국 자기네 단체의 위세에 도움이 되니까. 대표가 하는 선택을 생각없이 무작정 따르는 이는 많아도, 진심으로 반대하는 이는 없었음. 그래서 그렇게 위기를 몇 번 거쳐가며 남의 땅을 점령했고, 그 대표가 있는 동안엔 항상 부흥했다는 그런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