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메모

보이지 않는 사람의 역할극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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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누구에게도 보이지 않는 사람이 되어, 멸망하는 세계에서 사람들을 구해 다른 세계로 옮기는 꿈을 꿨어. 처음엔 나도 평범한 사람으로서 멸망하는 세계에서 탈출했어. 누군가가 사람들을 함선에 태워 옮겨줬는데, 그 과정에서 많은 상처를 받았어. 함선의 주인이 가혹한 탓에 사람들도 마음의 여유를 잃고, 서로에게 상처주기 시작했거든.

 

그러던 어느 날, 무리하게 세계를 정복하려다 주인이 죽었고, 남은 사람들은 서둘러 다른 세계에 정착했어. 나는 함선의 주인이 됐지. 친절하고 상냥하게 사람들을 도왔어. 그 때문에 함선을 약탈하려는 사람이 늘었고, 그들을 상대하며 지쳐갔어.

 

악한 사람을 거를 방법을 찾던 중 발견한 게 바로 역할극 세계야. 각자가 정해진 역할을 수행해야 했기에, 개인의 성정을 파악하기 쉬웠어. 그곳에서 선한 사람들만을 함선에 태웠지만, 남겨진 악한 사람들로부터 저주를 받았어. 그 누구도 날 보지 못할 것이란 저주였지. 생존자들은 내 존재를 잊기 시작했고, 결국 함선에서 내리게 돼. 함선은 더 이상 사람들을 구할 수단이 되지 못했고, 내 육체도 희미해지다가 종래엔 유령처럼 투명해졌어. 세계의 멸망과 함선의 존재를 아는 극소수만이 날 볼 수 있었어.

 

목표를 잃은 채 여러 세계를 떠돌던 중, 우연히 나와 관련된 정보를 얻고 진실을 파헤치려는 사람을 만났어. 그는 날 볼 수 있었어. 날 안쓰러이 여기며 챙겨줬고, 언제나 따뜻한 눈빛으로 낭만적인 말을 속삭였지. 금방이라도 사랑에 빠질 것 같았지만, 내 모든 걸 걸 만큼 믿을 순 없어서 그를 시험했어. 그는 반복되는 시련에도 아랑곳않고 다가왔어. 그 모든 행동이 진심에서 나온 것이라면 행운이겠지만, 모든 게 날 속이기 위한 행동이라면 다시 없을 불행이 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