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메모

흑막인 줄 알았으나 흑막이 아닌 자, 영웅이고 싶지 않았던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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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이 아주 대박적인 현대 판타지 디스토피아물이었는데요? 흑막인 줄 알았던 인간을 체포하기 위해 온갖 공무원 마법사들이 동원됐으나 겨우 붙잡았더니 그 인간이 백막임을 알게 되고 알고보니 마을 멸망하는 거 막기 위해 흑막임을 자처했고

 

심지어 마을 멸망은 그 인간을 붙잡고 하루이틀 뒤에 일어난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우왕좌왕하고 있을 때 그 인간이 씁쓸히 웃으며 자기가 막을테니 어서 마을로 가자고 했고 자신을 체포하더라도 우선 마을 멸망만큼은 막은 뒤에 하라고 해서 결국 마을로 달려가 멸망을 막았는데

 

실제 흑막들이 그 사실을 알게 되어 백막을 죽이려 들고 다른 마을을 파괴하려 해서 백막 체포는 계속해 미뤄져만 갔고 결국 흑막들을 막은 공로로 체포가 아니라 특채되고 마는 그런 꿈이었어요

 

그 백막은 뛰어난 예언가이자 마법사였는데, 일반적인 마법사에게는 마법의 한계가 있었지만 그에게는 없었어요. 예를 들면 텔레포트나 투명화도 보통이라면 몇 번 사용하고 몇 분 유지되는 게 고작인데, 백막은 하루종일 투명화를 한 상태로 텔레포트도 수십 번 가능했죠.

 

하지만 그런 그도 흑막과 공무원 사이에 끼여 몇 년을 줄다리기 하다 보니 지친 걸까요? 흑막의 작전을 방해함과 동시에 공무원들의 능력 증진을 위한 유물 발굴도 해야했고, 두 조직의 눈을 모두 피하면서도 자연스럽게 진행해야 했으니까요. 마지막엔 마법이 불안정해졌던 걸지도 몰라요.

 

혹은 자신의 생각 이상으로 공무원을 키워줬던 것일지도 모르고요. 본래라면 마력의 흐름을 읽는 공무원에게도 들키지 않을 수준의 투명화가 가능했는데, 그날은 공무원의 컨디션이 좋았고 백막의 컨디션은 나빴어요.

 

투명화는 됐지만 마력의 흐름까지 숨기지 못했고, 텔레포트로 도망치려 했으나 갑자기 텔레포트의 거리가 짧아져 도망칠 수 없었어요. 붙잡힌 뒤에야 내가 많이 지쳐있었음을 깨닫는데, 그래도 마을의 멸망은 막아야 했고 공무원들에게 제안을 하죠. 얌전히 따라갈테니 멸망만은 자신이 막게 해달라고.

 

공무원들은 그를 수상하게 여겼고, 뭔가 꿍꿍이가 있다고 믿었어요. 하지만 그가 제시하는 과거의 여러 미제사건들은 직접 해결한 자가 아니면 모르는 정보가 가득했고, 한 번쯤 믿어보자고 했죠. 그리고 그 마을에 도착했을 때 거대한 운석이 떨어지고 있었어요.

 

저걸 어떻게 막냐며 경악하고 있을 때, 백막은 '내가 말했잖아. 정말이지, 나 없었으면 그대로 당했겠네.'하고 웃으며 거대한 방어막을 펼쳤어요. 완벽하게 마을과 그 주변까지 보호됐고, 운석은 방어막 바깥에 형성된 불길에 불살라졌어요.

 

다만 백막은 굉장히 지쳐있는 상태여서 피를 토했지만, 운석이 사라질 때까지 방어막을 유지하며 버티고 섰죠. 그 모습을 보며 공무원들은 그에 대한 신뢰가 생겼고, 상부에도 그대로 보고했어요. 상부는 백막을 이용해 다른 흑막들을 잡자는 결정을 내리죠.

 

백막은 감금상태에서 그 얘기를 듣고는 또다시 웃었어요. 그럴 줄 알았다고, 실제 내 평판이 어떻든 당장 닥쳐올 멸망을 막고 범인을 잡는 게 중요하지, 날 처형하는 게 중요하진 않다고. 그래도 멸망은 다 막고 죽을 것 같아 다행이라며 안심하는 모습을 보였어요.

 

훗날 그가 특채되었을 때, 어느 기자가 질문했어요. '당신은 왜 전면에 나서려 하지 않았나요? 당신이 했던 일들은 영웅으로 추앙받기 충분했는데, 억울한 누명을 쓰며 숨어야 했던 이유가 있나요?'

 

백막은 답했어요. '대중이 나를 영웅이라 부르길 원치 않았고, 나 또한 내가 영웅이라고 생각해본 적은 없어요. 나는 우연히 그들의 계획을 알고 있었고, 우연히 이를 막을 능력이 있었을 뿐이지, 희생정신 같은 건 전혀 없었죠.

 

그 상황에 놓여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평행세계의 나를 봤고, 그 상황의 무력감이 싫어서 나섰을 뿐이에요. 나를 위해서였지, 대중을 위해 그들에게 맞선 건 아니니까, 떳떳하게 나설 순 없었죠. 그저 이름모를 누군가가 멸망을 막고 있다는 사실 하나면 충분했어요.'

 

이건 여담이지만, 이 기자회견장에 있던 공무원들은 놀랐대요. 특히 백막을 붙잡은 당사자가 그랬죠. 너 왜 존대를 쓰냐며 속으로 경악하다가, 기자들이 모두 돌아간 후에 랩을 했어요. 우리한텐 맨날 반말만 쓰더니 갑자기 왜 존대냐, 뭘 잘못 먹었냐, 갑자기 이미지 변신이라도 하려는 거냐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