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 번의 회귀 끝에 악역에게 빙의하다
회귀 수백 번동안 매번 보안위원에게 죽은 평범 여주와 그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는 전교회장 남주.. 여주 못마땅해하며 누명씌워 죽인 (전)전교부회장... 그리고 유일하게 회귀 사실을 기억하며 미쳐가는 (현)전교부회장에 빙의된 나
아무도 회귀 사실 모르고 저 혼자만 회귀 사실을 알았거든요? 회귀 막겠답시고 여주 대신 칼 맞기도 하고 납치되기도 하고 전교부회장한테 대적하기도 했는데? 이 망할 학생회 자식들은 부르주아여서 타격을 안 받는 거예요? 매번 열받아서 크아악거리다가 여주 죽어서 회귀했는데...
수백 번의 반복 끝에 또다시 회귀를 했거든요? 그런데 이번에는! 회귀 사실을 학생회를 제외한 모든 학생들이 알고 있는 거예요!!!!!!! 진짜 감격스러웠다고요ㅠㅠㅠ 학생들은 자기들끼리 속닥거리다가 입학식날.. 반항의 표시로 체육복을 입고 등교했고요.... 아 생각이 넘 귀엽다...
사실 저 학교는 학생회의 권한이 막강해서, 조금이라도 법칙에 어긋나면 그대로 벌점받고 퇴학할 수 있거든요ㅎ.. 나름 학생들딴에는 최대의 반항이었던 거죠... 암튼 학생회를 제외한 모두가 체육복을 입고 왔고, 학생회는 애들이 단체로 돌았냐며 기겁하고...()
아 맞아.. 글고 학생회는 남색의 세련된 교복이거든요? 근데 일반 학생은 황토색 교복이얶어요 ...... 이 부르주아놈들......... 학교에서도 차별해...... 암튼 학생들이 죄다 체육복을 입고 와서, 단체로 벌점을 주기엔 너무 많았던 거죠.. 학생회 빼고 죄다 퇴학할 수 있던 거죠...
어쩔 수 없이 이번엔 경고만으로 넘어가기로 한 학생회! 학생들은 더 뻔뻔해졌죠! 학생회가 조금만 누굴 차별하려 해도 저길 보라며 수근거렸고, 덕분에 학생회는 주눅들었어요ㅎ
다만 문제가 있다면... 이번 회귀는 특이점이 많았다는 거죠. 모두가 회귀 사실을 기억하는 것도 문제지만, 일단 제 존재가 사라지고 이상한 놈한테 빙의했다는 게 문제였어요...... 입학식날 제 친구들은 뫄뫄가 안 보인다며 불안해했고, 이상한 놈한테 빙의한 저는 친구들한테 문자를 보냈죠..
나... 빙의했어 얘들아......... 처음엔 안 믿으려 했지만, 일단 이전 시간대에선 없던 인간이 생겨났다는 점과 제가 사라진 것, 그외에도 저만 알고 있는 여러 사실들을 말하니까 인정해주더라고요... 그렇게 원래의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내려 했으나! 망할 학생회가 방해를 합니다!
차가운 늑대가 갑자기 평민들이랑 어울린다느니, 갑자기 웃는 걸 보니 죽을 날이 됐다느니~~ 아 다른 건 몰라도 인소 대사가 넘 괴로웠어요!!!! 나만 이상하게 느꼈지만!!!! 애들이 죄다 인소에 물들었어!!!!!!!!!!! 덕분에 전 학생회에 대한 없던 호감도 실시간으로 추락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빙의한 몸은 전교부회장이었는데요? 이전 시간대까진 안경 쓰고 부르주아의 표본이었던 놈이 부회장이었거든요? 회귀 기억이 있는 학생들은 한동안 낯설어했어요. 갑자기 회귀한 것도 낯선데, 심지어 부회장이 바뀌었다니... 전혀 모르는 얼굴이라니......
학생회 놈들도 어색해했죠. 입학식을 기점으로 평민들이 단체로 미쳤는데, 심지어 부회장까지 돌아버린 것 같다며 뒷담을 하더라고요? 이상하긴 하지만 어쨌든 부회장직을 맡았으니 권력은 쓰라고 있는 거겠죠? 전 부르주아들에게 복수를 했습니다
(전)부회장은 절 수상하게 여겼어요. 나중에 단체회귀 사실이 밝혀졌을 때는 절 의심하더라고요. 당신이 시간을 돌린 게 아니냐, 왜 학생회 중 당신만 기억이 남아있냐, 왜 학생들은 이전 시간대에 당신이 없었다고 하냐...... 저는 억울했죠. 내가 그런 능력이 있었으면 수백 번 회귀했겠냐고!!!
아니 아무튼.. 저는 왜 이번 회귀가 저번과 달랐는지 계속 고민했어요. 여주를 살리는 건 다행히 주변 학생들이 도와줘서 약간 소홀히 해도 됐거든요. 시간적 여유가 생긴 저는! 이 몸뚱아리의 주인이 가진 재산으로! 열심히 조사를 합니다! 아 권력의 맛 짜릿했어요
그렇게 조사를 하다보니 뭐 이상한 고대문헌들도 접하게 됐는데요? 그중 하나에는 잊힌 마법들이 적혀있었어요. 금서로 지정됐던 거지만 뭐... 권력을 둬서 어따 씁니까. 다 입단속시키고 가져오라 했죠. 그 책을 읽으니 회귀는 사악한 마법이라 불법이더라고요?
회귀 시전자임을 들키면 사형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내용이 있었는데, 어차피 제가 시전한 거 아니니 패스하고? 중요한 점은 회귀의 조건과 제한횟수였어요. 회귀할 때마다 시전자의 영혼이 깎여나가고, 수백의 생명이 죽어야 하고, 뭐 기타 등등...
대체 누가 이런 마법을 쓸 수 있나 의아했죠. 난 지금까지 수백 번을 회귀했는데? 대체 누가 수백 번이나 시간을 돌린 거지?? 절대 한 사람은 아니겠구나..! 그럼 수백의 생명은 어디서 난 거지...... 한참 고민했지만 역시나 모르겠더라고요. 난 천재가 아니야.
영혼이 깎인 인간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던 찰나, (전)부회장이 보안위원들을 데리고 절 죽이겠다며 왔어요ㅎ... 당신이 사악한 마법을 쓴 증거가 있다며 뭐라 외쳤는데 제대로 듣진 않았고요? 그냥 억울할 뿐이었죠. 나도 피해자라고!!!!!!
억울했지만 그대로 죽을 순 없으니까요? 수백 번의 회귀동안 배운 마법이라던지 체술이라던지를 열심히 써서 보안위원들은 다 기절시켜놓고 (전)부회장을 붙잡았습니다^^..... 되게 당황하더라고요... 당신이 언제부터 이런 능력을 갖고 있었습니까.... 역시 시간을 돌린 게 맞군요...
혼자 막 추리를 하는데 그게 다 틀린 추리라서 어이없었어요. 네가 뭘 생각하는진 알겠는데 일단 좀 멈춰보라고 했죠. 말을 안 들으려 하길래, 이전 시간대에 조사했던 그놈의 약점 몇 개를 읊어주니 그제야 집중하더라고요? 역시 인간은 이기적이다.
암튼 열심히 설명했어요. 나는 그런 마법을 쓸 줄 모르고, 회귀한 기억을 갖고 있긴 하지만 매번 죽기만 했다. 기억을 갖고 있는 게 죄라면 이 학교의 모두를 체포할 거냐. 그리고 만약 내가 자의로 회귀할 능력이 있다면, 너를 설득하려 하겠냐. 그냥 수틀리면 죽이고 회귀하면 되는데.
이것저것 살을 붙여 설명해주니, 딱히 믿지는 않지만 납득은 했다는 표정으로 수긍하더라고요...... 여전히 풀리지 않은 의문이 있다며 질문을 던지긴 했는데.. 내가 굳이 대답할 필요가 있냐, 이만큼 설명한 것으로도 알아서 받아들여라, 내가 널 설득할 의무는 없다고 하니까 알아서 입 닫았어요ㅎ..
저도 그렇고 저놈도 그렇고 모르는 사실이 많았는데, 저희의 의문과는 상관없이 여주와 남주의 로맨스는 이어졌습니다^^ 방해꾼을 다 치워놓으니 여주도 안 죽고 순식간에 엔딩을 보더라고요^^... 저들의 로맨스는 결말에 도달했지만 저의 회귀는.. 안 끝났죠......
회귀가 끝난 줄 알고 기뻐했는데요...? 아니 글쎄... 연도가 바뀌는 순간 또 회귀를 하는 거 있죠.....? 이번에는 그 누구도 회귀 사실을 알지 못했습니다ㅎ..... 다시 남주와 여주를 이어줘야 하는건지, 또 그 무시무시한 방해꾼을 막아야 하는지, 또 수백 번 회귀해야 하는지...
한참 절망하고 있었는데, 이상하게도 여주와 남주의 로맨스가 순탄한 거 있죠? (전)부회장이 방해하지 않은 거예요..!!! 너무 수상해서 뒷조사를 하려고 했는데! 붙잡혔습니다!^0^
글고 이 회귀에선! 저는 원래의 제 몸으로 돌아왔고, (전)부회장은 다시 부회장이 된 상태였어요!!!! 암튼 부회장놈에게 잡힌 저는 모르쇠로 일관했는데, 부회장이 이전 회귀의 일을 꺼내더라고요. 저도 모르게 반응해버렸어요... 네가 그걸 어떻게 아냐고......
제 반응을 본 부회장은 한숨을 쉬고는 화를 냈습니다......... 갑자기 회귀해서 그동안 쌓아온 커리어는 무효가 됐고, 당신을 찾아가려 했는데 부회장은 너이지 않냐는 소리를 듣고 얼마나 당황했는지 아냐고. 당신이 사라진 것에 얼마나 당혹스러웠는지 아냐고.
다행히 이전 시간대의 다른 학생들이 말했던 것을 토대로, 당신이 원래 다른 존재였다는 것을 감안해 찾을 수 있었다고. ... 그 말을 들은 저는 어이없었어요. 아니, 너 이렇게 말이 많은 캐릭터였어? 날 뭐하러 찾아? 그보다 왜 나한테 화를 내???????
저도 같이 화가 나서 소리쳤죠. 열심히 개판으로 싸우다가 동시에 진정했고, 회귀에 대한 의문을 토의하기 시작했어요. 이번에는 어쨌든 서로가 유일한 이해자가 될 수 있지 않을까..했는데 아니었습니다! 괜히 제가 수백 번의 회귀동안 저놈과 대적한 게 아니었어요!
그래도 지금의 저는 권력도 명예도 부도 없었으니 조용히 기어야 했고, 그놈은... 처음 겪는 회귀가 너무 낯설어서 회귀에 익숙한 제가 필요했죠. 이해관계가 들어맞았으니 으쌰으쌰해야죠...... 저는 그동안의 회귀를 최대한 설명했고, 그놈은 특유의 뛰어난 머리와 재력과 기타 등등을 굴렸어요.
그렇게 회귀의 비밀을 향해 다가간다는 스토리였습니다~ 굳이 장르를 따지면 스릴러이지 않을까요? 여주남주는 로맨스를 찍고 있지만 주인공은 저니까요? 저는 매번 죽어나가니까요? 저와 함께하게 된 놈은 매번 책략을 써서 장르를 스릴러로 바꾼 놈이니까요?
아 맞아.. 제가 빙의했던 몸은 '이리'라는 이름이었고, 제 원래 몸은 제 본명이었습니다^^ 저 부회장놈은 이름이 뭐였더라... 뭔가 인텔리한 이름이었을걸요¿
근데 열받아요......... 날 수백 번 죽인 놈이 내 유일한 이해자가 되었다? 맨날 멱살잡고 싶은데 그럴 수 없다는 게 단점이죠.........
그리고 전 양심적이어서... 지금의 저놈은 이전 시간대의 기억이 없으니 별개의 인물이잖아요...... 지금의 저놈한테 화살을 돌리면 안 되잖아요... 하지만 화나서 욱하긴 하죠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