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졸업식에서 시작된 좀비 사태
꿈에서 무지 귀여운 찍찍이 나왔어요ㅠ 아 물론 주내용은 이게 아니고... 고등학교 졸업식에서 갑자기 터진 좀비사태인데요... 갑자기 터진 사태로 인해 대부분의 사람들이 집에 돌아가지 못하고 학교에 갇혀 있었습니다..
갇혀지낸 지 좀 지났을 때, 좀비들이 학교 내로 쳐들어오고, 좀비가 아닌 이상한 생물들도 출몰하더라고요? 그래서 많은 학부모와 학생들은 학교에서 벗어나 집으로 향했대요. 하지만 저는 밖이 더 위험하다는 걸 직접 체험하고 왔던 사람이라, 학교에 남아있어야 한다는 입장이었죠.
제 친구들에게도 어떻게든 학교에 머물러야 한다며 설득하고, 학생회장이었던 친구에게 회의 진행 좀 해달라고 했어요. 안건은 제가 낸 거였는데, 대충.. 소수만이 남아 버티려는 학교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가<<였죠.
이제 학교에 남은 사람들은 밖을 직접 경험하고 돌아온 사람들이거나, 그 사람의 부모이거나, 저희 설득이 먹힌 사람밖에 없었어요. 비율로 따지면 그렇게 많지는 않았지만, 인원으로 따지면 상당수였죠.
저흰 회의를 진행하기 위해, 좀비가 사라져있는 낮에 시청각실로 뛰어갔어요. 아, 여기서 좀비는 낮에는 없다가 밤에 갑자기 생겨나는 존재였거든요. 그래서 낮동안의 거동은 쉬웠어요.
시청각실로 뛰어가던 중 많은 크리처들이 있었는데, 제가 가는 길의 바로 앞에 작은 생물이 오들오들 떨고 있더라고요? 그리고 그 근처에는 거대한 독수리처럼 생긴 크리처가 지켜보고 있었고요. 저는 얼른 그 작은 생물에게 손을 뻗었고, 그 생물은 제 손바닥 위로 올라왔어요. 얘가 바로 찍찍이에요.
찍찍이는 쥐 크리처였는데, 일반적인 쥐의 형태는 아니었고... 음... 미키마우스? 전혀 닮진 않았지만, 미키마우스처럼 이족보행을 할 수 있는? 아니면 톰과 제리의 제리처럼? 암튼 그런 생물이었습니다.
찍찍이는 하얀색이 아닐까 싶은 연한 회색 털을 갖고 있었고, 눈동자는 녹색이었어요. 꼬리는 일반적인 쥐의 꼬리가 아니라 음.. 꼭 당면처럼.. 비유가 이상하지만? 중국당면처럼 납작하고 투명한 꼬리였어요. 물론 색은 연녹색에 가까웠고요.
이게... 그림으로 그려야 하는데...... 진짜 귀여웠거든요? 암튼 그 찍찍이는 너무나도 작아서, 제가 꼭 쥐고 있지 않으면 진짜 날아가버리는 친구였어요. 저는 손을 살짝 쥐는 듯 구부렸고, 찍찍이는 제 손가락을 꼬옥 안았죠. 그리고는 안전하다는듯 힘을 빼고 눈을 감았어요. 귀여웠어요.
귀여웠다고요. 그 작은 생물이 제 손 위에 올라와서 저와 눈을 마주치고 손가락을 꼬옥 쥔 채로 안심하며 잠드는 모습을 상상해보세요. 저는 그 아이가 저를 절대 해치지 않으며 절대적인 사랑을 보낼 것을 예감했다고요. 저는 그 순간 사랑에 빠진 거나 다름없었어요.
그 작은 아이가 저를 믿고 애정하며 공감하는!!!!!! 허억... 정말 넘 좋았다고요... 다른 사람들은 너 또 작은 생물을 줍느냐며 뭐라 했지만... 하지만 바로 앞에 위험에 처한 생물이 있고.. 그 생물을 구해주고 믿음을 받았으니 당연히 책임을 져야 하잖아요......
물론 지금 상황은 일상힐링물이 아니라 좀비 아포칼립스 판타지물이었지만... 내 목숨 챙기기도 버거웠지만, 그렇다고 이 작은 생물을 챙기는 게 얼마나 영향을 주겠어요? 그리고 오히려 이 생물이 나에게 엄청난 안도감을 줄 것이라는 예감도 들었다고요.
다시 말하지만 저는 밖의 세상을 경험했었고, 앞으로 살아남기가 더 어렵다는 걸 알고 있었어요. 그런 상황에서 작은 행복을 챙기는 건 행운이라는 것도요.
아, 밖의 세상을 경험했다는 건... 실제 밖에서 직접 좀비물을 체험했다는 건 아니고요... 그건 시기상으로 안 맞고...... 좀비사태가 터지기 전, 며칠간 같은 꿈을 꾼 사람들이 있어요. 좀비가 나타나고, 크리처가 나타나고, 나중에는 그 크리처와 공존하며 살아가는 세상을 봤죠.
좀비와 크리처의 출몰은 순식간에 지나갔고, 그들이 주로 본 것은 공존이었어요. 크리처가 좀비에게서 인간을 구하고, 인간이 좀비에게서 크리처를 구하는 세상이요. 때로는 서로 부딪히지만, 그 어떤 생물보다도 서로를 위하며 살아가는 관계요.
그래서 밖을 경험한 사람들은 크리처를 무서워하지 않았고, 사랑할 수밖에 없었어요. 생존에 있어 필수적인 조건이라는 것도 그렇지만, 이 크리처가 인간과 함께할 때, 인간이 크리처와 함께할 때, 서로가 얼마나 빛나는지 직접 보고 왔으니까요.
물론 밖을 경험한 사람들은 좀비사태를 어떻게 해결하는지는 알 수 없었어요. 그들이 아는 것은 좀 더 미래의 것이니까요. 단지 좀비가 진화하듯 크리처도 진화하며, 인간도 그에 맞춰 진화한다는 희망이 있었죠.
이게 중요한 건 아니었는데... 아무튼 찍찍이를 줍고, 시청각실에 도착했어요. 그곳에서 회의를 진행했죠. 교장과 교감은 어떻게 안 건지는 모르겠지만 시청각실로 뒤늦게 뛰어왔어요. 진짜 어떻게 안 거지... 저희는 교장 교감이 오든 말든 회의를 빠르게 진행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