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의 악몽 - 산타에게 봉인당한 아펩
기억이 많이 희미해지긴 했지만... 크리스마스의 악몽 같은 느낌이었어. 부모 없는 어린아이들은 산타와 여러 판타지적 존재에게 홀려 다른 세계로 넘어갔어. 그들이 자신을 보호해줄 것이라 믿으면서. 하지만 그들은 아이들을 이용할 생각 뿐이었지.
그들은 아이들의 믿음이 없으면 살 수 없는 존재였지만, 요즘 세상에는 그들을 믿는 아이가 무척 적었어. 그들은 그들의 능력과 존재를 유지하기 위해, 아이들을 납치해서 가둬놓기로 한 거야. 아이들은 강압적인 환경에서 세뇌당하며 살아야 했어.
성인이 된 후에도 벗어날 수 없었어. 새로 납치해온 아이들을 키워줄 사람들이 필요했거든. 그 누구도 그곳에서 벗어날 수 없었어. 주인공도 마찬가지였어. 주인공은 부모를 잃고, 고모에게 학대받으며 살다가 납치를 당했어.
학대당하는 것보단 낫다고 생각하며 살았지만, 그가 좋아하는 친구들이 억울하게 죽고, 그를 본 사람들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을 본 뒤에는 생각이 달라졌어. 그는 탈출하기로 결심했고, 실제로 인간계의 입구까지 도달하지만, 무섭게 생긴 산타 괴물에 의해 처리되고 말았어.
그리고 그는 회귀했지. 그는 산타에게 납치당하던 그 어린 날로 돌아왔어. 무척이나 당황스러웠지만, 그는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를 이용하여 친구들을 살리기로 결심했어. 그들이 누명을 쓰지 않도록 미리 작업해두기로 했지.
그 누구도 이렇게나 어린, 고작해야 10살쯤 된 아이가 자아를 갖고 있을 것이라곤 생각하지 않았어. 덕분에 작업하기가 훨씬 수월했지. 그렇게 오랜 시간이 지났어. 주인공은 친구들을 구했고, 방관자였던 사람들과도 친해졌어. 하지만 그 누구도 탈출하려고 하지 않았지.
주인공은 고민했어. 이곳에는 꿈도 희망도 없다는 것을 알지만, 저들이 이곳에 익숙해져 있다면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은 없었거든. 한참을 고민하며 살던 중, 그는 금역에 발을 들였어. 그의 의지는 아니었어. 알 수 없는 힘이 그를 그곳으로 끌고간 거였지. 그곳에서 그는 최고의 아군을 얻게 됐어.
아펩이라고 불리는, 산타를 비롯한 여러 존재들에게 봉인당하고 만 존재를 만났지. 그는 크리스마스를 반기지 않아 산타 등에게는 눈엣가시 같은 존재였어. 그가 아이들을 이용한다는 계획에 찬성하지 않자, 다른 존재들은 그를 봉인해버렸어.
아펩은 가장 강한 존재였지만 믿음을 받지 못해 무척 약해진 상태였고, 그 때문에 꽤나 순순히 봉인당했어. 하지만 금역 내에서 여러 술법을 익히며, 믿음 없이도 힘을 회복하는 법을 알게 되었지. 혼자서 봉인은 깰 수 없지만, 봉인이 깨진다면 이 상황을 쉽게 갈아엎을 수 있었어.
아펩은 주인공에게 계약을 제안했어. 그는 주인공이 회귀했다는 것을 단번에 눈치챘고, 회귀자의 특이 체질을 믿었기에 그가 봉인을 풀 수 있으리라고 확신했지. 주인공은 그와 계약하기로 했어. 그에겐 아주 강한 힘이 필요했거든.
그렇게 그들은 계약했지만, 한동안은 큰 변화 없이 살았어. 아펩은 계속해 힘을 기르며 주인공이 산타들의 약점과 탈출 방법을 찾을 수 있게 도와줬고, 주인공은 그의 도움으로 많은 것을 익혔지. 그러던 어느 날, 한 사람이 산타에 의해 처리되었어. 친구들이 그랬듯, 똑같은 누명을 쓰며 말이야.
친구들은 알게 모르게 주인공의 영향을 받은 상태였기에, 그 상황에 무척 충격받았어. 다른 이들과는 달리 그들은 세뇌에서 조금 벗어난 상태였고, 그 상황이 불합리적이라는 것을 인지할 수 있었거든. 결국 그들은 주인공과 함께 산타를 무찌르기로 결심했어.
산타의 눈을 피해 이것저것 준비했고, 마침내 결사를 치르기로 한 날이 다가왔어. 그들은 이목을 끌기 위해 금지된 여러 행동들을 했어. 구역을 나눠둔 높은 장벽을 넘는 등의 행동이었지. 판타지 세계에서 자란 그들은 평범한 인간이 가질 수 없는 신체 능력이 있었기에, 그정도는 쉬운 일이었어.
세뇌당한 다른 사람들은 그들을 신고했고, 산타들이 몰려왔어. 하지만 그들은 산타의 능력을 알고 있었고, 여러 훈련을 했기 때문에 쉽게 잡히지 않았지. 그들이 벌어준 시간동안 주인공은 산타들의 주거지로 향했어. 아펩을 봉인할 때 썼던 물건을 찾기 위해서였지.
여러 위험이 있었지만 그 물건을 찾는데 성공했고, 아펩의 봉인을 풀기 위해 서둘렀어. 하지만 물건의 부재를 깨달은 산타들은 괴물을 풀었고, 그 때문에 주인공은 아펩이 있는 금역으로 갈 수 없었어. 그는 괴물들에게 쫓겼지. 친구들은 서둘러 주인공에게 왔고, 주인공은 친구들에게 물건을 맡겼어.
그들에게 자기 대신 금역으로 향하길 부탁했지. 친구들은 괴물에 대항할 능력이 없었거든. 그렇게 친구들이 떠난 뒤, 주인공은 괴물에게 공격당했어. 먼 옛날, 전생에서 괴물들에게 죽을 때처럼 말이야. 죽음의 순간에 얻은 상처와 같은 부위에 다시금 상처가 생겼어.
그는 전생과 지금을 혼동하기 시작했고, 무기력하던 전생에 잡아먹히는 듯한 착각에 빠졌어. 그는 아무것도 할 수 없으리란 절망에 휩싸였고, 한순간 행동하기를 포기했어. 괴물이 입을 벌린 채 다가오던 순간까지도 말이야. 바로 그 순간, 아펩의 목소리가 울렸어.
자신의 봉인을 풀기 전까진 죽을 수 없다는 목소리였지. 주인공은 다시 정신을 차렸고, 괴물들에게서 도망쳐나왔어. 원래 괴물들이 있던, 인간계로 향하는 통로로 향했지. 그곳에서 그는 산타들을 만났어. 그가 주동자임을 알게 된 산타들을 말이야.
산타들은 그의 영혼까지 죽이려 했고, 주인공은 도망치기에 바빴어. 잘못했다가는 회귀나 환생의 기회조차 날아갈 판이었거든. 물론 그의 능력도 약한 편은 아니었기에, 도망치던 중에도 산타 몇 명을 처리했지. 덕분에 산타들의 경계심은 더 높아졌지만 말이야.
완전히 지친 주인공은 더이상 도망칠 수 없었고, 산타들은 다 잡은 쥐라는 듯 그를 포위한 채 웃었어. 자신들의 세계를 무너뜨릴 수 있을 것 같냐며 비웃었지. 하지만 그도 잠시, 어디선가 큰 소리가 나며 산타 몇 명이 날아갔어. 드디어 아펩이 온 거였어.
왜 이리 늦었냐고 말하자, 아펩은 어이없다는 듯 대꾸했어. 계약자도 아닌 놈들이 와서 설치는데, 봉인이 풀린 게 더 기적 같은 일이지 않겠냐고 했지. 틀린 말은 아닌지라, 주인공은 고개를 끄덕이며 허탈하게 웃었어. 운이 나빴으면 모두가 죽고 끝날 수도 있었다는 걸 깨달았거든.
그리고 그는 그 자리에 주저앉았어. 너무 많은 공격을 받아 피투성이가 된 지 오래였고, 서있기는 커녕 정신을 유지하는 것조차 힘겨웠지. 아펩은 그를 안아올리며, 이제는 쉬어도 된다고 말했어. 주인공은 아직 쉴 수 없다고 답하려 했지만, 긴장이 풀린 것인지 그대로 잠들듯 기절했어.
주인공이 깨어났을 땐 모든 게 종결된 상태였어. 산타들은 죽었고, 그들이 부리던 괴물들은 온순한 사슴으로 돌아와 있었어. 주인공은 어이없어하며 사슴이 괴물로 변했던 것이냐 물었고, 친구들은 그의 심정에 공감하며 고개를 끄덕였어. 자신들도 허탈했다고 말했지.
그리고 주인공은 약간의 흉터만 남긴 채 다 나아버린 몸을 보며 의문을 가졌어. 당장 죽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였는데, 완전히 정상적인 몸으로 돌아왔으니까. 친구들은 아펩이 데려온 요정들이 치료해줬다고 답했어.
그들은 산타에게 이상한 누명을 쓰고 봉인당한 상태였는데, 봉인을 푼 아펩이 금역에서 나오던 중 데리고 나왔다고 했어. 요정들은 그 대가로 주인공을 치료해준 거였지. 주인공은 궁금한 것이 많았지만, 더 쉬라는 친구들의 말에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잠들었어.
다시 깨어났을 때, 그는 아펩과 조우했어. 그들은 여러 이야기를 나누었어. 아펩은 그에게 인간 세계에서 평범하게 살고 싶으냐 물었고, 주인공은 긍정했어. 현생의 그는 이제 막 스물을 넘겼고, 전생의 자신보다 나이를 먹기 시작한 참이었거든. 그는 새로운 것을 경험하고 싶어졌어.
아펩은 주인공이 인간계로 넘어갈 수 있게 도와줬어. 이 세계에 남은 친구들과 여전히 세뇌에서 풀리지 않은 사람들을 걱정하자, 아펩은 주인공이 돌아올 때쯤엔 모두 해결되어 있을 것이라며 작게 웃었어. 친구들도 같은 반응을 보였지. 주인공은 그들의 배려를 믿으며 인간계로 떠났어.
훗날, 주인공이 다시 돌아왔을 땐 많은 게 변해있었어. 사람들의 세뇌는 풀려있었고, 그들의 강박도 사라져 있었지. 그 세계는 보다 여유롭고 평화로워졌어. 주인공은 안심하며 친구들과 어울렸고, 아펩과도 시간을 보냈어.
하늘을 가로지르는 산타 썰매를 본 친구들이 소리지르며 그것을 끌어내리고, 썰매를 끌던 사슴을 혼내는 사태도 벌어졌지만, 전반적으로는 평화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어.